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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용서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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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4-07-10 17:03 조회3,2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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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능력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목되었은즉
화목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으심을 인하여 구원을 얻을 것이니라 - 롬5;10


은혜는 우리가 어떤 실수를 저질러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은혜는 구원받을 수 없는 사람, 씻을수 없는 오점은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들을 각각의 행동으로 판단하고,
죄를 짓고 빚을 지고 도덕적으로 실패한 자들이
그 결과를 안고 살아야 하는 곳이다.
매기들의 이야기가 잘 보여주는 것처럼
교회조차도 기준 미달자들을 용서하기 어려워한다.

은혜는 불합리하고, 불공평하고, 부당하다.
그리고 내가 또다른 기회를 주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믿을 때에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대중음악 차트 순위에 오른 보기 드문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은
하나님이 사람들을 실제 모습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모습으로 판단하신다고 약속한다.
자신을 나 같은 죄인이라 고백한 난폭하고 추잡한 노예 상인 존 뉴턴은
놀라운 은혜의 능력으로 변화 받은 후 그 찬양을 썼다.

세상은 은혜가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잠잠해진다.

넬슨 만델라는 27년 동안의 감옥 생활을 마치고 나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자신의 간수를 취임식 연단으로 초청함으로써
세상에 은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 후 그는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를 진리와 화해 위원회라는,
이름도 거창한 정부 공식위원단의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만델라는 억압받던 인종이나 부족이 주도권을 탈환한 여러 나라에서
복수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광경을 숱하게 보아 왔다.
그는 그 자연적인 과정을 방지하려고 노력했다.

그 다음 2년 반 동안, 남아프리카인들은
진리와 화해 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되는
잔혹 행위의 보고들에 귀를 기울였다. 규칙은 간단했다.
백인 경찰이나 군인이 자발적으로 고소자들 앞에 서서 범행을 털어놓고
자신의 잘못을 완전히 인정하면,
그 범죄로 인해 재판을 받거나 처벌받지 않는 것이었다.
강경론자들은 범죄자들을 그냥 풀어 주는 것은
명백히 부당한 처사라며 불평했지만
만델라는 남아프리카엔 정의 못지 않게 치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 드 브렉이라는 백인 경찰관은 한 청문회에서
자신과 동료들이 열 여덟 살의 (흑인) 소년을 총으로 쏘고 시체를 불태운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그 시신을 바비큐 고기처럼 불에다 대고
이리저리 그을린 사건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8년 후 반 드 브렉은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 소년의 아버지를 체포했다.
아내는 경찰관들이 남편을 장작더미에다 묶어 놓고
그의 몸에다 휘발유를 끼얹은 뒤 불을 붙이는 과정을 강제로 지켜봐야 했다.

아들과 남편을 차례로 잃은 노부인에게 대꾸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법정은 조용해졌다.
"반 드 브렉 씨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판사가 물었다.

그녀는 남편의 장례를 제대로 치를 수 있도록
반 드 브렉이 남편의 시신을 불태운 장소로 가서
그 재를 모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경찰관은 머리를 숙인 채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 그녀는 추가 요구 사항을 덧붙였다.
"반 드 브렉 씨는 제 가족을 모두 데려갔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아직도 그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 많습니다.
한 달에 두 번,
나는 그가 우리 집에 와서 하루 동안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제가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나는 반 드 브렉 씨가 하나님의 용서를 받았다는 것과
나도 그를 용서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나는 내가 정말 용서했다는 걸 반 드 브렉 씨가 알도록
그를 안아주고 싶습니다."

노부인이 증인석으로 걸어가는 동안 법정 안의 누군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 드 브렉은 그 찬양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는 그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고 졸도해 버렸던 것이다.

진리와 화해 위원회의 괴로운 절차가 진행되는 몇 달 동안
그 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법정에서도,
그 나라 전체에서도, 정의는 시행되지 않았다.
정의를 초월하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바울은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말했다.
넬슨 만델라와 데스몬드 투투는 악이 저질러졌을 때
그 악을 이길 수 있는 반응은 하나뿐임을 알았다.

복수는 악을 계속 이어지게 만든다.
정의는 악을 처벌한다.

그러나 선으로 악을 이기는 일은
상처 입은 사람이 그 악을 견디며
그것이 또 다른 악순환으로 이어지도록 허용하지 않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삶과 죽음으로 보여주신 다른 세계의 은혜이다.


필립 얀시,
내 눈이 주의 영광을 보네
(좋은 씨앗,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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