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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은혜란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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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4-03-23 20:28 조회3,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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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은혜란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뉴욕 맨하탄 펄튼 수산 시장 근처에 어느 부랑자가 살고 있었다.
생선 내장이 썩는 악취가 코를 찌른다.
동 트기 전 요란스레 들어 닥치는 트럭 소리도 싫다
시장에 사람들이 북적대기 시작하면 경찰까지 와서 못 살게 군다
다행히 아래쪽에는 귀찮게 할 사람이 없다
거기서 이 반백의 걸인은
사람을 피해 화물 선착장 쓰레기 더미 뒤에 누워 잔다.
일꾼들이 이탈리아 말로 고함을 쳐가며
트럭에서 뱀장어와 가자미를 쏟아 놓던 어느 이른 아침,
부랑자는 일어나 관광객 식당가 뒤편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다닌다.
전날 밤 사람들이 먹다 버린
마늘 빵, 감자 튀김, 피자 부스러기, 케이크 조각 등
역시 일찍부터 서두르면 수입이 짭짤하다.
배가 찰 때까지 먹고 나머지는 갈색 종이 봉투에 담는다.
음료수 병과 깡통은 녹슨 쇼핑 카트 안 비닐 봉지에 슬쩍 감춘다

아침 항구의 안개로 뿌옇던 태양이 어느덧 부둣가 빌딩 숲을 타고 넘는다.
시든 상추 더미 사이로 지난 주 복권 한 장이 눈에 뛴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습관의 힘으로 집어들어 주머니에 꾸겨 넣는다
한때 형편이 좀 나았을 때는 매주 복권도 샀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낮이 지나서야 복권 생각이 나서
신문 자판기 앞에서 복권을 들고 서서 숫자를 맞춰 본다
처음 세 자리가 맞는다. 네 번째 자리도, 다섯 번 째 자리도-일곱 개가
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와는 거리가 먼 일이다.
이럴 수가 없는 일이다. 뉴욕의 복권이 거지 부랑자에게 맞다니.
그것도 음식물 쓰레기더미에서 겨우 주워 꾸겨서 쳐박아 넣은 것이 !
그러나 사실이다.

그 날 오후 텔레비전 기자가 찾아와
헐렁한 바지에 수염이 텁수룩한 부랑자를
앞으로 20년간 해마다 243,000불씩 지급 받을 새로운 스타로 띄우는 사이에도
그는 눈부신 조명에 눈을 가볍게 뜨고 있다
가죽 미니 스커트를 입은 미모의 여 기자가
얼굴에
마이크를 들이대며 묻는다. " 기분이 어때요?"
걸인은 멍하니 쳐다본다 여자의 향수 냄새가 확 풍겨 온다.
기분이 어떠냐는 말 정말 오래 전 까마득히 오래 전에 들어 본 말이다.
그는 아사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이다.
그리고 다시는 굶주리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다

아 !
은혜란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다니
그 분이 나의 아버지가 되시다니
내가 그분과 영원히 함께 있을 수가 있다니...
그분이 계시는 천국에를 그냥 들어가? 그냥?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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