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일의 두가지촛점(갈말 최용덕간사님의 글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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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정희 작성일10-06-19 22:54 조회3,78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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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산 부식들을 미리 전달하기 위해 어두움이 내린 저녁에 갈릴리마을에 다시 들렀다가 나오면서 현관에 어지러져 있는 신발들을 가지런히 정리하였습니다. 손에 닿는 대로 한쌍씩 짝을 찾아 신발을 나란히 놓다가 문득,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나를 위해 하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질러져 있는 신발들을 보는 것이 불편해 진 나 때문에 내 마음 편하라고 지금 내가 남의 신발들을 정리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은 것입니다.그 까닭은, 단지, 신발의 방향은 상관없이 신발을 두 짝씩 나란히 놓는 데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혼자 씽긋 웃었습니다. 그저 나란히 놓기만 했던 신발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곤 그 중에 방향이 실내 쪽으로 향하고 있던 신발들을 다시 반대 쪽(바깥쪽) 방향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안에서 나오는 갈릴리마을 식구들이 신을 신기 쉽게 말입니다. 이렇게 하는 신발 정리는, 다른 이들을 위한 섬김입니다.꼭 같은 일이지만, 내가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일의 방향과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선행은, 언뜻 보면 남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만족과 자기 유익을 추구하는 행위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물론, 자기만족과 자기 유익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죄라거나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문제는, <동기>입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목적>입니다.그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에 따라 우리의 선행이 때로는 나 자신에게 스트레스와 고통이 될 수도 있고, 나아가 주위 사람들에게 주는 큰 고통과 상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가정주부가 집안을 끊임없이 쓸고 닦으며 최선을 다해 청소하는 것이, 지저분한 것은 두고 못 보는 자기의 성격과 기질 때문일 수도 있는가 하면, 다른 가족들을 더욱 건강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지내게 하려는 섬세한 배려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자기 만족을 위해서 추구하는 선한 행동은 쉽게 지칩니다. 그 자기만족이 계속 유지되지 않으면 분노가 생기고 절망하게 됩니다. 청소를 열심히 하는 주부의 경우, 집안을 어지럽혀 놓는 가족들이 원망스럽고 화가 납니다. 어제 정리정돈 해 둔 신발장이 다시 엉망이 되면 화가 폭발합니다. 옷을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가족들이 미워집니다. 잔소리를 쏟아놓기 일쑤고, 소리도 지르게 됩니다.그렇게 해 놓은 꼴을 차마 두고 볼 수가 없기에 자기가 그것을 다시 치우고 정리하지만 이미 그 행위는 더 이상 착한 일이 아닙니다. 내 속에 기쁨과 평안은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한 정죄와 비판, 미움만 생겼기 때문입니다.무엇보다, 다른 가족들도 마음이 심히 불편해지고, 엄마의 그 정리정돈이 조금도 고맙지 않게 됩니다.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엄마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정리정돈과 청결을 추구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다른 이들을 섬기라고 내게 주신 은사(선물)인 줄 알고 다른 사람들(가족, 이웃)을 위해 그 은사를 사용하게 되면, 혹 나 자신의 한계 때문에 더 잘 돕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겠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생기진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현관의 신발들을 정리하면서 갈릴리마을의 다른 가족들을 향해 불평하고 원망하며 그 일을 하고 있다면,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그 일을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 목적으로 그 신발들을 정리하였다면 결과적으로 나 자신도, 그리고 다른 이들도 모두 좋은 일이 됩니다.한편, 내가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나는 기왕 그 신발들을 다른 이들이 신기 좋도록 놓은 방향 하나까지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번거로운 일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조금도 나에게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다른 이들을 기쁘게 하는 일은 곧 나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신발들의 주인을 하나하나 떠올리니 공연히 마음이 행복해졌습니다. 소중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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