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의 영vs 아비의 영 (갈말에서 펌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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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정희 작성일10-04-16 14:18 조회3,80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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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위에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유치원교사부터, 특수학교교사, 고등학교교사까지... 대학교수들까지 합친다면 정말 많은 숫자가 될 것입니다. 암튼 이런 많은 선생님들이 얼마나 신실하신지... 게다가 학생전도에도 얼마나 열심이신지... 곁에서 지켜보는 제 자신이 초라하고 부끄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주일날... 옹기종기 모여앉아, 각자의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들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을 설득하여 신우회를 만든 이야기, 자체적인 성경공부 모임을 조직한 이야기, 신입선생님을 전도한 이야기 등등... 정말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한 한주간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들 중에서도 학생 전도에 관한 이야기가 단연 으뜸입니다. 아무래도 교사들이 시간의 대부분을 학생들과 지내고, 또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교사체질상~ 교사 전도보다 학생 전도에 관한 간증이 더욱 리얼real하며 더욱 귀가 솔깃해진다고나 할까요~호호호! 역시나 학생 전도에 탁월한 이선생님께서 열변을 토하시며 간증을 하십니다. “이번 우리 학교 신입생 중에 전교1등으로 들어온 우식이라는 아이가, 처음부터 제 눈에 확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그 아이를 지켜보니, 성적이면 성적, 성격이면 성격, 친구관계면 친구관계, 또한 선생님들께 대한 깍듯한 예의범절까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 아이를 전도하면, 분명히 수많은 아이들이 전도가 될 거예요.”이선생님의 말씀에, 강선생님께서도 맞장구를 치십니다. “맞아요, 맞아요. 그렇게 성적이 좋은 아이가 우리 교회를 다니며 예수님을 믿으면, 많은 아이들이 자기도 저렇게 하면 공부를 잘하겠구나... 생각할거고, 자연히 교회다니는 것을 반대하는 학부모들도, 그래, 저 아이도 교회다니니... 우리 아이도 한번 보내보자...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두 분의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나머지 선생님들도 “전교1등하는 아이, 공부잘하는 아이, 인기많은 아이들”을 전도해야 그 아이들을 통한 전도의 문이 확 열릴거라는... 그 사실에 적극적인 동의를 보냈습니다. 앞의 이선생님께서 다시 자신이 예전에 전교1등 학생을 전도한 경험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예전 학교에서 전교1등 했던 명석이에게 말했지요. 네가 교회에 다녀야한다... 네가 교회에 다녀야지 다른 많은 아이들이 너를 보고 교회에 다닐거야... 하나님께서 너를 이렇게 똑똑하게 만드신 것도 다 너에게 전도 많이 하라고 그러시는 거야. 넌 탁월한 리더란다... 그렇게 자주 말해주었지요. 그러면서 그 아이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많은 관심을 주었지요. 그래서, 결국, 그 아이가 우리 교회에 와서 예수님을 믿고 많은 아이들이 그애 때문에 교회왔잖아요.”우와~ 정말 이선생님의 전도간증은 언제나 들어도 도전이 되며,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나머지 선생님들도 크게 동감을 하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교회에도 지각하지 않고 제시간에 잘 온다며... 공부잘하는 아이들은 뭐든지 잘하기에 신앙생활까지 잘할 거라고 덧붙여 말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보내고 난후...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뭔가 씁쓸한 여운이 남습니다...무얼까... 뭐지... 이게 뭐지...방금 전까지만 해도 밝고 명랑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했는데... 왜 이렇게 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한거지... 뭔가 아니야... 그래... 뭔가 이상해...그렇게 약간은 이해할 수 없는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서려는데... 다 떠난 빈자리에 멍하니 혼자 앉아있는 신선생님이 보였습니다. 그냥 인사하고 지나치려고 하는데... 선생님의 안색이 별로 좋지 못합니다. 수심에 쌓여... 약간은 거무스름한 얼굴이었습니다. 마침... 선생님께서도 저를 붙잡습니다. ... 저와 잠시 이야기할 시간이 되세요?그렇게 신선생님께서는 자신의 긴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정말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교직에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나보다 교직경력이 짧은 이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처럼 학생전도 한번 제대로 한 적도 없고... 신우회는 커녕 제 신앙유지하기도 힘들어요. 그런데... 왜... 제곁에는, 공부 잘하고 성격좋고 눈에 띄는 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고, 항상 자살시도하는 아이, 극심한 우울증을 겪는 아이, 귀신을 보는 아이... 이런 아이들밖에 없는 걸까요? 이런 아이들은 제 힘을 쫙쫙~ 빼놓고, 졸업할 때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학교를 떠나 버립니다. 졸업 후에도 자기들이 힘들 때마다 한번씩 연락이 와서는 만나자고 하구선, 죽고싶다... 우울하다...는 어두운 이야기로 제 마음까지 힘들고 침울하게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스승의 날이라고 선물과 꽃을 사오고, 편지를 쓰고, 선생님의 고마움을 아는 그런 정상적이고 정많은 아이들이 주위에 있잖아요... 저도 그런 제자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아이들을 교회로 전도해서 아이들이 변화되고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저도 전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왜... 저에겐... 항상 극도로 힘든 아이들만 찾아와서 제 힘을 빼놓고 가는 걸까요?...10명의 아이들에게 쏟을 사랑과 힘을, 한명의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저는 언제까지 이런 아이들 곁에만 있어야 하나요?... 정말 속상해요! 그런데... 가장 속상한 게 있어요... 그게 뭔줄 아세요?.........이상하게... 그렇게 힘든 아이들에게만 제 마음이 간다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이예요. 그 아이들을 만나면 힘빠지고 그 아이들말을 계속 일방적으로 들어줘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또 그 아이들에게 마음이 가요. 그 아이들에게... 제가... 저라도... 꼭 있어줘야 할 것 같아요. 항상 제 마음속에...나라도 없으면... 저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 나라도 있어야지...하는 생각 말이예요그래.. 나라도 있어야되...신선생님께서는 극도의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가진 한 아이 때문에, 매일 매일 등교시간에 그 아이집에 가서 그 아이를 데리고 학교로 출근했었던 사실을 말했습니다. 뜨아...!!! 신선생님께서는 졸업한지 5년이나 되는 아이... 극도로 불안한 아이... 집에서만 지내는 졸업생을 위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집을 방문하여 아이와 어머니의 말동무가 되어준다는 사실도 말을 하였습니다. 헉...!!! 또 그 아이가 소개해준 더 심한 우울증의 아이도 만났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 정말 놀랐습니다. 그런 신선생님의 심각한 고민을 다 듣고 난후... 조용히 묵상해보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내가 보기엔... 신선생님이 존경스럽기만 한데... 조금 전에 선생님들과 헤어지고 난 후... 느꼈던... 어색한 생각과 감정이 떠오릅니다. 이윽고 전교1등 아이들과 인기아이들 전도에 탁월하신 이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 말썽쟁이 녀석 전도하려고 추운 겨울날 그 아이 동네에서 1시간 기다렸다가 동상걸린 김선생님, 바쁜 부모를 대신해서 3일간 꼬박 학생 병간호를 한 박선생님... 그리고, 지금 제 앞에서 속상해하시는 신선생님이... 연거푸 떠올랐습니다. 이들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나에게 느껴지는 이 서먹한 마음은 무엇일까?...예수님이라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두 단어가 있었습니다. 일꾼의 영 vs. 아비의 영... 언젠가 성경을 통해... 책을 통해... 보았던 표현이었습니다. 전교1등을 전도하면 그 아이가 전도의 문이 되어 수많은 아이들이 전도되어 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를 많이 보았구요.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전도에 꽤나 열심이 있는 교사들의 경우... 대부분 그렇게들 쉽게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이런 식의 전도는 아주 <효율적>이고, <능률적>이며, <탁월하게 생산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전교1등 학생을 향한 사람들의 마음이 <일꾼>의 시각으로 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말해, 이 아이 한명의 영혼보다 이 아이를 통한 <사역 work>에 초점을 맞춘 시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사역의 영성이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이 사람을 전도하면 이런 이런 유익이 있을 거야... 이 사람을 통해서 많은 열매를 맺을 거야... 이 사람이 영어를 잘하니, 이 사람이 교사니... 이 사람이 의사니...유익한 면이 많이 많이 있을 거야... 반면, 굉장한 헌신과 눈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확연히 좋은> 결과를 생산(output)해내지 못하는 영혼에게 집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이 <아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뿐만 아니라, 이제껏 선대로부터 내려온 가산까지 파산해버리고 나쁜 소문만 무성히 가지고 얼굴 두껍게 찾아오는 둘째 아들... 그 아들을... 그것도... 멀리서 알아보고, 그것도... 체면불구하고 맨발로 달려가는 아비의 마음... 그런 아비의 심정을 가진 사람들 말입니다. 또한, 사역에 지쳐 힘들어하는 디모데... 어찌 보면 무시할 수도 있을 정도로 자기보다 어린 디모데를 위하여... 그리고, <효율성>으로 볼 때 디모데 대신에 다른 유능하고 탁월한 지도자로 바꾸어 버릴 수도 있는데도... 사도 바울은 디모데를 사랑하고 끝까지 믿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디모데는 어리고 아버지는 헬라인이었고 몸도 약하고 마음도 약해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잘 우는 유약하고 단점많은 청년이었지만... 사도 바울은 디모데속에서 역사하는 하나님을 믿고 그를 변함없이 사랑해주고 믿었습니다. 아비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힘들어하며 울고 있을 디모데 생각에... 밤을 새며... 춥고 어둡고 배고픈 로마 감옥에서... 죽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디모데를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디모데후서에서 그는 하염없이... 디모데에게 말합니다... 너는 나의 기쁨...나의 아들... 저는 이제껏 저를 대하는 사람들의 두가지 부류를 보았습니다. 한부류는, 저를 <일꾼>으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이렇게 바라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아노를 잘치니, 피아노 반주자로 섬기면 되겠네... 교사이니 고등부교사를 하면 되겠네... 영어를 잘하니 선교를 나가면 되겠네... 성적이 좋으니 능력있는 교사가 되겠네... 그 정도 위치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나님께 은혜를 받았으니, 이 정도는 해야지... 그게 도리지... 육아와 직장, 셀리더까지 병행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네...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신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볼 때... 대부분 실망의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제가 힘들어할 때나 고난에 처했을 때... 이들은 저를 이해하기보다... 죄책감이 들게 하고, 심지어... 저를 떠나버리거나, 저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저의 존재감이... 저의 일(work)과 행동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습니다. 일을 못하면, 이들을 무서워하고 눈치를 봐야했습니다. 교회에도... 직장에도... 숨을 곳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저를 <아비>의 심정으로 바라봐준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제가 최고의 효율적인 결과(output)를 산출해낼 때나, 반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다른 이들로부터 이상한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을 때... 한결같이... 변함없이... 제 곁에 있어준 고마운 사람들이었습니다. 늘 기다려주었습니다. 제가 일을 잘하지 못해도 이 사람들 곁에서는 전혀 불편하다거나 주눅들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제가 피아노 반주를 하면 팔이 아프지 않냐고 제 걱정을 해주었고 말없이 피아노청소를 도와주었고... 육아와 직장, 셀리더를 병행하니 얼마나 피곤하냐며 자기곁에서 잠시 눈을 부치도록 어깨를 내어주었습니다. 일 중심, 사람 중심에 빠지는 저를 위해... 때로는 저와의 어색함도 무릅쓰고,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아비의 마음을 가진 이들은... 저의 실수와 잘못을 보기 이전에... 저의 상처를 먼저 발견하고 위로해주었습니다. 한참을 방황할 때... 이들의 인내와 격려로... 다시 더 높이 날아오르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말해... 이 사람들은... 저에게 선교나, 봉사, 헌신을 말하기 보다, <하나님과의 임재, 교제, 사랑>... <하나님 한분만>을 사랑하고 <하나님 한분에게만> 집중하도록 말없이 인도해주었습니다. 저는 <아비의 마음>과 <일꾼의 시각>중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에서는 아비의 마음뿐만 아니라, 일꾼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열매를 맺는 충성스러운 일꾼, 교회 섬김을 위해 은사가 많은 일꾼도 정말 필요합니다. 다만... 다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일꾼의 시각으로 다가가기보다... 먼저... 아비의 마음으로... 한 영혼이 하나님 앞에 <하나님의 자녀>로 우뚝 설 때까지 격려와 위로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일꾼의 마음을... 군사와 농부와 어부의 충성되고 헌신하는 마음을 부어주실 때까지... 조금만... 조금만...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런 묵상을 뒤로 한 채... 신선생님께 문자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선생님... 당신은 아비의 마음을 가진... 아름다운 분이세요...하나님께서... 우리 심령을 아비의 영으로 가득 채우시기를... 그리고, 외롭고 소외된 지체들에게... 이런 아비의 심정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들을 <꼭> 허락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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