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나누기

듀우엣 d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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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4-08-07 21:47 조회3,2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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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우엣 duet



내가 그대 눈빛을 바라보며
천천히 첫 소절을 부르기 시작하면
그대가 내 목소릴 포근히 감싸 안으며
둘째 소절을 받아 부르고
내가 그대 입술을 바라보며
그대와 함께 있는 시간의 끝까지
그댈 사랑하겠노란 노랫말을 샘물처럼 흘려보내면
사랑이라는 말부터 그대 목소리가 화음을 이루며
따듯하게 젖어 내 노래 깊은 곳으로 들어오고
터질 듯 간절한 내 노래가 그대 가슴을 풀어헤치면
크고 넓은 노래의 날개를 저으며 날아와 날 끌어안고
그대는 그대의 탄탄한 음성으로 노래하고
나는 내 트인 목소리로 노래 불러도
빛깔 다른 그 소리 어울려 눈물 맺히도록 아름답고
노래하는 그대의 뒤로 펼쳐져 있던
저녁하늘로 노을이 붉게 달아오르는 걸 보며
절정을 향해 치솟아 오르는 그런 노래를
그대와 함께 부를 수 있다면
노래의 끝에서 내 생이 멈추어도 좋겠다
간주가 진행되는 동안 가만히 손을 잡고
그대가 내 쉬는 숨을 따라 나도
호흡의 속도를 가다듬고
사랑으로 가득한 내 입가의 기쁨이
물안개처럼 번져나가 그대 얼굴에
웃음으로 머물게 되는 짧은 시간이 지난 뒤
또 한 번의 절정을 향해
함께 계곡을 거슬러 오르고 여울목을 휘돌아 나오듯
음율의 물살을 타고 오르내리다
마침내 여운과 함께 고요하게 가라앉아
평온한 물가에 가 닿는 사랑의 노래
그런 노래를 그대와 함께 부를 수 있다면
노래의 끝에서 내 생이 멈추어도 좋겠다
그 노래와 내 가장 귀한 것을 바꾸어도 좋겠다.


詩人 도종환



함께 얼굴을 비비며 있어도 괜찮을 가을이 오고 있다
그대와 함께 우리 인생을 불태워도 뜨겁지 않을
영혼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 부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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