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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트의 만찬 ( 펌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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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정희 작성일11-11-16 12:22 조회3,7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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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디네센의 작품 < 바베트의 만찬 >을 기억한다.
금욕주의파 한 목사의 집에서 부엌일을 담당하는 바베트,
어느날 복권에 당첨된 그는

당첨금 1만 프랑 전액을 들여 멋진 만찬을 준비한다.

목사가 죽은 후 15년 동안 딱딱한 규율만 남아있고,
아무런 사랑이나 화합의 움직임이 없었던

가난한 어촌 마을의 한 교회에 대 축제가 벌어진다.







주일마다 거룩한 예배에는 참석들 하고 있지만,
사소한 말다툼, 이해거리, 소송문제 등

생활의 잡다한 문제들로 얽혀있던 동네 사람들은  

만찬을 먹고, 한 잔 술에 얼큰해졌다.

완고한 할아버지도 고집쟁이 할머니도 모두 우물가에 빙 둘러섰다.
손에 손을 잡고 늘 부르던 신앙의 노래를 힘차게 부른다.

그 순간 모두는 형님, 동생이 된다.    언니, 오빠가 된다.
십여년 동안 등을 돌리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이들이

갑자기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 다음 장면은,
더러운 접시, 기름투성이 냄비 그리고 조개 껍질, 거북이 등딱지,  

먹다 남은 뼈다귀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부엌이다.

그 한 복판에 앉아있는 바베트는 12년 전 처음 올때 만큼이나 지쳐있다.
자신이 할 줄아는 유일한 기술은 음식 만들기,

그 요리를 위해 프랑스로 부터 재료들을 주문해왔다.

혀를 날름거리는 뱀, 산더미만한 코끼리

그리고 바글대는 거북이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생선 그리고 조개류들..
한 배 가득이나 실어온 이 음식재료들을 바베트는 자기네 부엌으로 옮겨선

혼자 다 처리하여 요리를 만들어 잔치를 베풀었다.  

그리고 이젠 그 설겆이를 하는 것이다.

십이년 전 바베트는 이 은혜없는 사람들 속에 떨어졌다.
루터의 추종자인 그들은 거의 매주 은혜에 대한 설교를 들으면서도,
주중이면 경건과 금욕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사려고 했다.

엄격한 규율의 예식에는 빠짐없이 참석하지만,
그 틀을 벗어나는 누구에게도 가차없는 화살을 쏘아대곤 했다.
은혜를 사모하는 자들에게서 나는 ,

이 비은혜의 역한 냄새를 없애는 데에 바베트는 자기의 한 몸을 던지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이작 디네센이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려 한 은혜란 무엇인가.
정말 은혜란,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자신의 전부를 값없이 바쳐주는 것임을,  
그리고 은혜가 요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직 믿음으로 기다리다 감사로 인정하면 그뿐인 것을 알리려 한 것이리라.

그렇다. 베푸는 자의 부담으로 값없고 조건없이 거저 온 것, 그것이 은혜이다.
은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그 은혜를 바베트라는 한 여인의 헌신을 통하여 보여주는 숭고한 영화다.
그래, 나는 이 영화를 감히 숭고한 영화라 부르고 싶다.

내일모레 17일(목) 오후 7시 30분에 이 영화를 부산 극동방송에서 상영한다.
무료로 상영하는 영화, 이달의 명화다.
고신대 강준구 교수께서 직접 해설까지 해주는 멋진 시간이다.

주위의 사람들 독려해서  보러 가기로 했다.
벌써 열명분 예약을 해놓았다.

바베트의 만찬..
이제껏 책으로만 읽었던 것을 직접 영화로 보게되어 벌써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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