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나누기

다른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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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정희 작성일13-04-27 15:22 조회3,1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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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일..
오후예배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남자 집사님 한분이 보였다.
최근 몇개월 동안 혼자 외로이 생활하는 교우다.
교회 마쳐도 집에 안가고 서성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순간 내속의 성령님이 섬기라고 말씀하셨다.
그냥 모르는 척 눈 한번 감아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내속의 성령님의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마침 그집사님이 나를 보며 말한다.
내밭에 쑥이 많이 났는데.. 가서 캐면 좋은데..

함께 가자고 했다.
예배마치고 특별한 일도 없는데 함께 가서 쑥도 캐고 그러자고 했다.
좋아라하는 그를 내차에 태웠다.

쑥밭이었다.
쑥천지..일부러 쑥을 심어놓은 것처럼 쑥천지였다.
아내는 탄성을 지르며 쑥을 뜯어댄다.
많이 뜯었다.
그도 많이 뜯으며 무척 좋아했다.

한껏 자란 겨울초도 노오란 유채꽃을 만발하며 흐늘거리고 있었다.
봄내, 봄향기가 후끈 나는 밭이었다.
지인의 밭인데 자기가 가꾼다고 했다.
밭이 좋다고, 쑥이 좋다고 칭찬을 거듭 해주며 함께 쑥을 뜯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한 웅큼씩 꽤 많이 뜯었다.

그리고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내속의 성령님이 방그레 웃으시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 아침, 출근해서 성경을 읽는데 아랫말씀이 문득 눈에 들어온다.
" 그후에 저희 중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갈 때에
  예수께서 다른 모양으로 저희에게 나타나시니.." (막16:12)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시는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이 항상 홀리하게 아름답게 멋있게만 나타나신다면 거부할 사람 누가 있으랴.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시는 예수님,
낮고 작고 가난한 모습으로..  정말 볼품없는 모습으로 나타나시는 예수님..
그 예수님에게 찬물 한그릇 대접하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하신 예수님..
그 예수님의 촉촉히 젖은 눈망울이 물컹 생각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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