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싶은글

10월호 낮 해 밤 달 쪽지에서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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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정희 작성일-1-11-30 00:00 조회2,9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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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값진 선물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가 보내준 편지.
 
내가 6학년 담임을 할 때였어. 그 애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늘 허름한 차림이었어. 나는 아이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었지.
그 애는 유리창을 하나를 닦아도 최선을 다해 닦았고, 누가 보든 안 보든 물걸레를 깨끗이 빨아 책걸상을 닦았어. 비오는 날이면 찢어진 우산으로 친구를 바래다주었고, 수업시간엔 눈을 반짝이며 들었어. 주눅이 들 만 한데도 당당하고 따뜻했어.
그는 보석처럼 빛나기 시작했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반장 후보가 된 거야. 62표 중 53표를 얻어 반장이 되었어.
그의 순수함은 주변 친구들을 순수하게 만들었지. 또한 전교 학생회장이 되었어.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그의 변화를 못 믿겠다는 듯이 바라봤지.
졸업할 때 그 애는 전체 수석을 했어. 졸업식을 마치고 그 학생의 부모님이 나를 찾아오셨지. 6년 동안 학교에 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래. 그분들이 내게 인사했어.
“선생님, 인사할 줄도 모릅니다. 고맙습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선생님. 부끄럽지만 저희들의 작은 정성입니다.”
그분들은 허름한 포장지에 싼 선물을 주고 가셨어. 난 고마운 마음으로 받았지.
텅 빈 교실에 앉아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펼쳤어. 포장지 안에 들어있던 선물, 그것은 라면 두 봉지였어.
 
주르륵, 눈에서 눈물이 흘렀지. 난 가난을 알아, 그리고 그 가난 속에서도 사랑은 꽃 핀다는 사실도 알고. 그것은 내가 받은 선물 중에 가장 값진 선물이었어. ♣
        
<글쓴이, 출처 미상 >
 

 
 
 
 
 - ♠  뇌성마비 장애 이현주님의 고백  ♠ -

 
서로의 발을 씻어주며
 
이현주
 
밀알 선교단 여름 수련회에서 세족식(洗足式)을 가졌다. 나는 세족식을 말로만 들었을 뿐, 직접 해보거나 본적은 없었다. 나를 포함한, 수련회에 모인 장애인들 대부분 세족식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좀 어리둥절하고 낯설었다. 하지만 왠지 나는 매우 색다르고 의미 있는 경험일 것 같아서 기대했다.
목사님의 지시에 따라 장애인과 봉사자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마주앉았다. 먼저 봉사자들이 무릎을 꿇고 장애인들의 발을 씻겨주고 안아주면서 축복기도를 해주는 것이었다. 나와 짝이 된 정림이 언니도 내 발을 씻겨주고 나를 안아주면서 축복기도를 해주었다.
어쩌면 그런 모습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두들 평범한 분위기 속에서 별 감동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뜻밖이었다. 목사님이 이번에는 장애인들이 봉사자들의 발을 씻어주라고 하시는 것이다. 장애인들은 도움을 받으며 휠체어에서 내려앉았고, 서로 자기 짝의 발을 씻겨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부자유스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자기 짝의 발을 씻기는 시늉조차 내기 어려웠다. 나도 겨우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덜 경직된 오른손을 뻗어 물이 든 세숫대야에 담근 정림이 언니의 발을 그저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처음에는 즐겁고 장난스런 마음이었는데, 정림이 언니의 발을 만지작거리면서 씻겨주는 시늉이라도 내고 있으려니 왠지 마음이 숙연해지고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나와 같은 장애인들은 남에게 섬김을 받기만 하지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감사한 마음을 갖기는커녕 불평하고 불만스러워할 때가 많다. 겨우 뒤틀린 손으로 시늉만 내는 것이지만, 이렇게 남의 발을 씻어주고 섬긴다는 것이야말로 내 자신이 참 부끄럽게 느껴지고 마음 가득 뜨거운 파도가 밀려드는 것이구나 싶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요13:14)”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처럼 우리가 이렇게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것은 우리의 뜻이 아니라 예수님의 뜻이고, 그분을 믿고 따르는 제자인 우리도 서로 발을 씻어줄 때, 우리 서로가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고 사랑 받는 자임을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닐까.
나는 비록 몸으론 남을 섬기지 못하지만. 마음의 섬김으로 남을 불평하거나 저주하고 미워하기보다, 상대방을 용납하고 존중하며 축복해주는 삶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만큼은 우리 가운데 깊고 엄숙한 평안이 흘렀다. 또한 내 옆에 있던 유진이 오빠와 엄마의 모습 속에서 참 귀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유진이 오빠 역시 나와 같은 뇌성마비 장애인이고, 모든 일상생활을 엄마에게 의존해야만 한다. 그런 유진이 오빠가 엄마의 발을 씻어주기 위해 휠체어에서 내려앉았다.
유진이 오빠는 앉아서 엄마의 발을 씻어주려 하지만 경직되고 뒤틀린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무척 애를 썼다. 유진이 오빠가 힘겨워하고 애쓰는 그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빠네 엄마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 몹시 당황스럽고 애처로워서 “힘들어서 안돼요. 안 돼! 하지 못해요”하며 울먹이셨다.
마침내 목사님이 유진이 오빠에게 선택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엄마의 발을 씻어줄 것인지, 아니면 씻어주지 않을 것인지.
말하는 것조차 어눌하고 힘겨운 유진이 오빠는 힘들어도 엄마의 발을 씻어주겠다는 쪽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엄마의 발을 씻어주었다.
그 순간 오빠네 엄마는 우셨다. 뒤틀린 손으로 한 번도 자신의 발조차 씻어본 적 없는 아들이, 30년이 넘게 날마다 자신의 몸을 한결같이 정성스럽게 씻어주는 엄마의 발을 씻어준 것이다.
비록 남의 도움을 받으며 뒤틀린 손으로 발을 씻어준 것이었지만, 엄마는 너무나 고맙고 감격스러워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 흘리면서 축복기도를 해주었다.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 감동이었다.
그 모자(母子)의 모습을 보고 나도 울었다. 괜스레 우리 엄마 생각도 나고, 화상을 입어 험상궂은 우리 언니의 발도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와 언니의 발도 내 손으로 씻어주었으면…
또한 그렇게 감격스럽게 끌어안은 그 모자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고난이 아니라 축복임을 느낄 수 있었다. 불행하고 우연스레 맺어진 관계가 아닌, 하나님이 짝지어주셔서 서로를 통해 깊고 넓은 하나님 사랑을 누리고, 서로가 함께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름답고 소중한 관계인 것이다.
 
나도 내 뒤틀린 손으로 발을 씻어준 정림이 언니를 끌어안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축복해주었다.
“주님 사랑 안에서 당신과 내가 지금 여기 함께 있고 서로의 발을 씻어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영원히 사랑 받는 귀한 존재입니다. 앞으로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닥쳐올지라도 당신은 하나님의 신실한 사랑을 받는 자임을 잊지 말아요.”
 
서로의 발을 씻어준다는 건 썩 내키지 않고 어려운 일이다. 내가 상대방보다 낮아지고 가장 더러운 발을 씻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사랑 안에서 우리가 서로를 위해 겸손히 낮아져 발을 씻어줄 때, 아무런 의심 없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섬기며 서로의 상처와 허물까지도 씻어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해야 할 일이고 천국시민다운 우리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어쩌면 세족식이라는 건 형식적인 의식에 불과하겠지만, 나는 물론 우리 밀알 선교단 가족들에겐 남을 섬긴다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참 뜻 깊고 감사한 경험이었다. ♣
<터넷 갈릴리마을 글방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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